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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에서 11개월만에 정식 세큐리티 소시알 번호 받은 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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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행정은 똥이다 똥! 아하ㅏ하ㅏ하하ㅏ하하ㅏ하ㅏ하ㅏㅏㅏㅏㅏ

 

 

나는 정확히 작년 1월 21일에 프랑스 땅에 도착했다. 그리고 2월 첫째주에 외국인 학생 아멜리를 등록했다.

 

이미 인터넷으로 어마어마하게 악명이 높은 아멜리의 일처리를 알고있었던 바, 기다리면 언젠가 나오겠지 했는데 생각보다 세큐리티 소시알 임시번호는 금방 발급이 되었다. 이 임시번호로 PCR 검사도 받고, 백신도 맞고 잘 사고 있었다. 

뭐 한달이 지나고, 두달이 지나고, 반년이 지나고, 내 서류다 모조리 컴펌되었다고 안내문이 바뀌어도 여전히 정식번호는 나올 생각이 없어 보였다. 

그래도 1년 이상 기다리는 사람이 부지기수라는 글을 봤기 때문에 그냥 기다렸다. 언젠가는 나오겠지, 임시번호 끊기기 전에만 주세요, 하고. 

 

 

문제는 10월에 발생했다. 

 

 

6월에 신청한 내 친구들이 9월이 넘어가자 하나 둘씩 정식번호를 받기 시작했고, 심지어 비탈카드를 받은 친구까지 등장. 나는 급격하게 초조해지기 시작했다. 왜 내 번호는 안 나와. 나의 존재를 까먹었나? 

그래도 기다렸다. 사바사가 행정의 모토인 이 나라에서 이런걸로 고민해봤자 나만 손해라는걸 이미 나는 알고있었다. 

 

그런데 갑자기 정부가 카프 로그인을 세큐리티 소시알 번호와 연동시켜버렸다. 내 멀쩡한 카프 번호는 온데간데없고, 세큐리티 소시알 번호로 로그인을 하던가, 아니면 임시번호를 보내줄테니 그걸로 들어가라는 청천병력같은 이야기. 

 

심지어 개편된 홈페이지는 제대로 들어가지지도 않고, 어플도 먹통이고 아주 난리부르스를 쿵짝쿵짝... 

친구 남친(프랑스인)한테 임시번호 받으려면 어떻게 해야하냐고 물어보니까, 기다리면 순서대로 보내줄건데 홈페이지도 이따위인걸 봐서는 아주 오래걸릴 것 같다고. 진짜 왓더헬행정 

 

그러던 와중에 카프 홈페이지에서 반드시 확인해야 하는 일이 생겼고, 나는 친구 남친 찬스를 써서 아멜리에 전화를 하기로 했다. 

 

 

그리고 그날 나는 프랑스인이 프랑스 행정을 욕하는 생생한 현장을 잘 볼 수 있었다. 

 

 

상황은 이러했다. 

아멜리에 전화함 > 내 서류는 심사를 통과했고, 아멜리도 번호가 나오길 기다리고 있다 (사실 여기서부터 이해가 안됨. 번호를 아멜리에서 부여하는게 아니야...?) > 번호가 왜 안나오는지는 다른곳에 전화해봐라 > 친구 남친이 인터넷 검색해서 다른곳에 전화 > 왜 이곳에 전화를 하셨죠? 라는 반문당함 > 다시 아멜리에 전화 > 다른 담당자가 응대 > 외국인 학생들 더러 늦게 나온다 1년 안에는 나올테니 참아라 기다려라 시전 > 친구 남친 개빡침 

 

친구 남친 일하고 와서 피곤해 죽으려고 하는데 아멜리에서 저따위로 구니까 진짜 너무 미안해서 몸둘바를 모를 지경이었다. 그래서 나는 포기할려고 했는데 오히려 친구 남친이 오기가 발동해서 이번에는 카프에 전화를 하자고 했다. 

 

그런데 카프 직원의 응대가 뭔가 예상과 조금 달랐다.

 

내 개인정보를 하나하나 물어보고, 특히나 본인이 직접 대답을 해야한다면서 본인 확인에 신중을 기하는 느낌었다. 

아니 로그인 어떻게 하면 되냐고 물어보는데 뭘 이렇게 까지하냐... 라고 생각하고 있던 찰라, 상담원께서 "번호 알려드릴테니까 받아 적으세요~" 라고 했다. 

알겠습니다, 하고 받아적으려는데 뭐지...? 임시번호치고는 번호가 너무 긴데...? 뭔 번호가 이래요? 하고 물어보자 상담자 왈, "지금 불러드리는 번호가 본인의 정식 세큐리티 소시알 번호입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제 세큐리티 소시알 넘버라굽쇼?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진짜 이런 코메디가 어딨냐

이 망할 세큐리티 소시알 번호때문에 아멜리가 거진 한시간이 넘게 씨름을 했는데, 이 번호를 카프에서 알려준다고요? 어떻게 이 번호를 알고 있냐니까 아멜리에서 자기네 쪽으로 정보를 넘겨준거라고. 근데 그 아멜리에선 저에게 부여된 정식 번호가 없다고 했는데요? 이게 뭔 일이당가? 아항? 

 

너무 황당함에 나, 친구, 친구남친 모두 할 말을 잃고 말았다. 

 

그래도 무사히 번호를 받아서 카프 홈페이지도 들어갔겠다, 이제 조금만 더 기다리면 아멜리에서도 연락이 오겠지? 라며 행복회로를 열심히 돌렸다. 

그리고 아멜리는 내 행복회로따윈 무시로 응해줬다. 한달이 지나고, 두달이 지나도 아무런 연락이 없었다. 이러다간 임시번호 유효기간이 끝나고도 연락따윈 오지않을 것 같았다. 

더 이상 미룰 수 없다, 아멜리와의 전화 상담. 한다 전화 상담. 받는다 정식 번호. 그렇게 영어 상담 센터에 전화를 걸었다. 약 20분간의 대기 시간 끝에 나는 헬로우, 라는 목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내 이야기를 다 풀어놓고 난 후, 아멜리 시스템에는 내 번호가 없지만 너가 이미 카프를 통해서 번호를 받았다고 하니 등록해주겠다, 라는 신박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하지만 등록해주셨으니까 당신은 텐시, 마지텐시 (하트)

 

 

그 다음 날, 아멜리로부터 정식 번호가 발급되었다는 메일이 도착하였다. 

 

 

그리고 정확히 어제, 나는 드디어 비탈카드를 손에 넣었다.

이제 병원비 환급받을 때 서류 따로 작성 안 해도 알아서 착착!!! 아직 여기 온 이후로 한 번도 병원에 가 본적은 없지만 그래도 착착!! 

 

정말 너무나도 길고 긴 기다림이었다. 이거만 진작에 나왔으면 애저녁에 CMU-C 신청해서 교통비도 할인받았을텐데... 오늘도 망할 프랑스 행정에 화가나지만 지금이라도 나온것에 감사해해야지... 

 

이제 다음주 수요일, CMU-C 신청이라는 마지막 관문만이 남아있다.

 

이거까지 다 통과한 그날, 승리의 축배를 들어야지... 맛있는 와인사와서 흥청망청 마셔버릴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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