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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n Jour

3년만에 본 콘서트는 열광적이었고 감동적이었지만 끝맛은 씁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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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년 콘서트때는 일본에 살고 있었을 뿐더러, 팀에 대한 애정이 뜨뜨미지근하달까... 때문에 갈려고 생각도 안했다. 

이대로 얘네 팬질을 접는건가? 그러기엔 내가 이제까지 좋아해 온 세월이 너무 긴데? 이런 저런 고민을 하고 있었던 시기였다. 


이번 콘서트도 이런저런 이유로 안 갈려고 했지만 결론적으로 보러가자! 해서 가게 되었다. 

2012년부터 3년, 3년만에 간 콘서트는 첫번째 콘서트를 떠올리게 했다.


일단 멤버들이 정말 열심히 준비했구나를 여실히 느낄 수 있었다. 

예전에는 콘서트 준비를 한거냐 만거냐... 라는 느낌을 받는 무대가 더러 있었는데 이번에는 그런게 없었다. 

정말 한명 한명이 애정을 담아서 준비했구나를 느낄 수 있었다. 

VCR 영상도 지금까지와는 다르게  돈을 많이 써서 때깔도 좋았고. 

노래면 노래, 춤이면 춤 모든 멤버가 최선을 다하고 있다는 것이 느껴져서 콘서트에 온 시간이 전혀 아깝지 않았다. 

앵콜 콘서트를 하면 다시 한번 무대를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보러 온 관객이 이런 생각을 한다면 그만큼 성공한 무대가 또 있을까. 그런 의미에서 리더가 돌아온 이번 콘서트는 성공적이었다. 


전반적으로 무대 구상도 좋았고 완급 조절도 괜찮았다. 

발라드로 숨 고를 시간을 줬다가 또 달리고, 토크로 끊었다가 또 달리고. 

(동해은혁 유닛 노래들은 콘서트 때 흥 돋구기로는 최고구나를 또 한 번 느꼈다.)


동희가 울어서 나도 울고, 정수가 울어서 나도 울고 ...


3년만에 본 콘서트는 05년부터 팬질을 한, 팬질의 절정을 맞이한 후 시들해져있던 한 올드팬을 열광하게 만들었고 감동받게 하였다. 

하지만, 콘서트를 보고 나온 지금 내 심정은 너무 씁쓸하다. 

아니, 속상하다. 



나는 이 모든 일의 시작은 첫 단추를 잘 못 끼웠기 때문에 벌어졌다고 생각한다. 멤버가 아니라고 했다가 객원멤버라고 했다가 정식 멤버라고 받아들이라고 하면 누가 아 그렇습니까  알겠습니다, 하고 받아들였겠는가. 첫 단추를 잘 못 끼워서 7년은 서로가 서로에게 상처를 주면서 달려왔다. 더군다가 10대였던 청년은 자기가 왜 그 많은 사람들에게 미움을 받는지 조차 몰랐다지 않는가. 

우리 모두가 그 단추를 끼우고 바로 잡지 못한채 벌써 7년이 흘렀다. 

그 정도 옷을 잘 못 입고 있었으면 이젠 벗어서 풀어볼 생각을 해야 할 때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헨리도 오늘 그 말을 꺼낸거였겠지. 


멤버들이 당황하는 걸 봐선 사전에 아무 말도 하지 않고 한 것 같던데, 그게 바로 헨리가 지금까지 느껴왔던 진솔한 감정이라고 생각한다. 

고집이 황소고집인 슈주와 그걸 똑 닮은 엘프 사이에 끼여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던 사람이 그렇게 까지 대놓고 말한다는 건, 이제 옷을 벗어야 할 때가 왔다는 말이 아닐까. 



그들이 미워서? 절대 아니라고 본다. 걔네를 미워할 이유가 있긴 한가. 걔넨 가수로 데뷔해서 열심히 활동한 죄밖에 더 있겠나. 

그런데 이 긴 세월동안 팬들이 해온 스탠드가 있는데, 이걸 하루 아침만에 확 바꿀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마찬가지로 멤버들도 이제까지 고수해온 것이 있는데 그걸 바꿀 수 없을 것이다. 

이 모두에서 상처만 되는 줄다리기에서 가장 상처받는건 줄 가운데 있는 사람일꺼다. 

그런데 그 중간에 있는 사람이 말을 꺼냈다면 이젠 그 사람의 말을 들어 줄 시간이라고 본다. 



그런 의미에서 오늘은 그 어느 때 보다 끝맛이 씁쓸한 콘서트였다. 

너무 신났지만, 너무 우울한 콘서트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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